서울대공원에 산책나갔다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까지 슬슬 걸어갔습니다.
가면무도회라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었더라고요.
무료 전시라 슬쩍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1원형전시실 들어가기 전부터 오페라의 유령 'masquerade' 부분 음악이 크게 들려옵니다.
'가면무도회' 전시
입구에서부터 뭔가 살짝 기괴함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면은 이중적이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우리를 멀리 떨어지게 하는 동시에 그 한 겹 막 뒤에 숨음으로써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한다.
가면은 이미지다. 철저히 연출된 가짜. 그렇기에 그 뒤에 숨겨진 것은 언제나 궁금하다. 가리지 않았다면 정작 관심도 없었을 맨얼굴. 그러나 숨었기에 찾고 싶은 모습.
가면은 문화다. 관습과 편견으로 한껏 멋을 낸 커튼이다. 그러나 그 너머에는 여전히 벌거 벗은 동물이 두 발로 서 있다. 먹이를 찾고 교미를 하고 새끼를 키우고 포식자를 피해 숨는 놀란 눈의 원숭이가 있다.
«가면무도회»는 COVID-19 대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별안간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얼굴을 가리는 행위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오랜 탐구 사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가면’이라는 주제는 동시대의 시각 환경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진다. 세계적인 가면무도회나 탈놀이, 각종 영화에 등장하는 가면 쓴 영웅과 악당, 인형극,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가상세계 속 아바타나 롤플레잉 게임 등은 현대미술 동시대 작가들에게 가면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이끌어내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현대미술이 해석한 가면의 이미지와 일상가면의 의미와 기능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는 권진규, 남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성능경, 김정욱, 자크 블라스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40여 점이 출품된다. 과천관 1원형전시실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의도적인 구획을 나누는 대신 관람객들이 작품 간의 관계를 직ㆍ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도록 전시 흐름이 자연스럽게 구성되었다. 또한 탄소 배출 저감 실천의 일환으로 이전 전시에 사용되었던 가벽과 각종 구조물, 조명 등을 최대한 활용했다. «가면무도회»는 과천관 1원형전시실에서 2022년 4월 13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1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요즘의 마스크와는 달리 나를 감추는 도구로써의 가면이라 그런지 작품 뒤에 감추어진 의미가 궁금해집니다.
몇몇 작품은 어린 아이들이 볼 수 없도록 하는 주의 문구가 있었는데 그런 작품들이 좀 있다 보니 이 미키마우스 비슷한 이 작품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이 전시를 보는 것은 좀...)
예전에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으로 영상속 촛불이 위태위태하게 느껴졌습니다.
니키 드 생팔님의 검은 나나입니다. 이 분의 작품은 크기도 크고 취리히 중앙역 전시에서 본적이 있어 반갑더라고요.
이후 부푼 가슴과 배, 원색의 밝고 강렬한 색채를 두른
전형적인 ‘나나’ 연작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게 됩니다.
‘나나’는 여성에게 아름다움의 기준을 요구하는 세상의 시선에 대항하는 존재이자
작가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했습니다.
어색하고 불균형한 자세,
날씬한 금발 미인이 아닌 뚱뚱한 흑인의 몸매,
고상한 물감이 아닌 싸구려 페인트로 칠해진 이 조각이
만약 나름대로 아름답다고 느끼신다면
당신도 어느새 한 겹의 가면을 벗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면무도회
작가 : 권진규, 남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성능경, 김정욱, 자크 블라스 등
작품 수 : 국내ㆍ외 주요작가의 작품 40여 점 (현대미술 전 부문)
심오한 뜻과 맥락을 알게 되면 좋을 전시였으나 밝은 회화 작품들을 좋아하다보니 쉽지 않은 전시였던거 같습니다.
가면무도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전시 기간 : 2022.04.13 ~ 2022.07.21
- 주소 : 경기 과천시 광명로 313 국립현대미술관
- 영업 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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