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진행하는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SNS에서 반드시 다녀와야하는 6월 전시라고 소개해서 꼭 와야겠다 생각했는데 더운 날씨임에도 관람객이 많더라고요.
크리스찬 디올과 현대카드에서 후원하고 주한프랑스대사관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전시입니다.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으로 작가가 최근 10여 년 동안 발전시킨 회화, 조각, 설치작품 70여 점을 선보입니다. 오토니엘은 1980년대 후반부터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관습, 신화적 상상력 등을 엮어 작가만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미술관 밖의 공간에서 대중의 삶과 자연, 역사와 건축과의 만남을 시도해왔습니다. 이번 전시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은 오토니엘의 이러한 공공 야외 설치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서울시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에서 전개됨으로써 다양한 공간과 대중에 접근합니다.
SeMA - 전시 상세
서울시립미술관은 모두가 만나고 경험하는 미술관입니다. 서울 근현대사의 자취를 고스란이 간직한 정동 한가운데 위치한 서소문본관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루
sema.seoul.go.kr
우선 시립미술관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야외 조각 공원에 걸려 있는 황금 목걸이입니다.
초록색 나뭇잎에 가려 못보고 지나갈 수 있는데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원과 정원
전시 제목인 ‘정원과 정원’은 복수의 전시 장소를 지칭하는 한편 작품을 거쳐 관객의 마음에 맺히는 사유의 정원을 포괄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각양각색의 꽃에 매료되었던 오토니엘에게 정원은 환상을 꿈꾸는 공간이자, 영감을 샘솟게 하는 보물창고 같은 공간입니다. 오토니엘은 정원에 대한 이러한 열망을 반영해 서울시립미술관과 인접한 덕수궁을 자신의 마법을 펼칠 공간으로 선택하였습니다. 덕수궁 연못에 설치된 조각들은 주변 풍경을 새로운 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이어 본격적인 전시를 선보이는 서울시립미술관에 들어서면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황금 목걸이>와 미술관 입구에 서있는 은색 조각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전시장에서는 <루브르의 장미>와 <자두꽃> 회화 연작에 이어 파란색 유리벽돌 7,000여 개로 구성된 <푸른 강>이 압도감을 선사합니다. <푸른 강> 위에는 조각 14점이 설치되어 시점에 따라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며, 벽면에는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이 설치되어 신비로운 빛을 뿜어냅니다. 전시의 후반부에서는 만남과 공유의 의미를 되새기는 <아고라>와 직관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표현한 작업 <오라클>로 전시를 마무리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 전시 중인 정원과 정원 전시는 이 조각물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헷갈리는 관람객들이 오른쪽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때 친절하게 왼쪽 입구로 들어가라고 알려줍니다.
루브르의 장미
2019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개장 30주년을 기념에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위해 장-미셸 오토니엘은 약 2년간 루브르박물관의 소장품을 살펴보며, 박물관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꽃을 찾았다. 오토니엘은 루브르의 소장품 가운데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이란 작품에서 화면 정중앙 하단 인물의 발밑에 떨어진 장미를 포착했다. 이 붉은색 장미는 열정과 권력, 승리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죽음보다 강력한 여왕의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오토니엘은 이 장미에서 받은 영감을 백금박을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를 사용해 무한한 힘으로 가득 찬 추상적인 형태로 그려내고 있다. 현대미술 작가의 전시를 거의 하지 않는 루브르박물관이 오토니엘의 전시가 끝나고 일부 작품을 영구 소장하면서, 〈루브르의 장미〉는 작가에게 더욱 특별한 작품이 되었다.
은색 판화 위로 자주/핑크 색깔의 꽃잎이 놓여져 있습니다.
사실 장미 같은 느낌은 별로 없어서 꼭 설명을 읽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루브르의 장미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꺽으면 이런 장관이 나옵니다.
프레셔스 스톤월
벽돌은 전 세계 수많은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건축요소로, 장-미셸 오토니엘이 처음으로 유리 벽돌을 이용해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오토니엘은 이전의 인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집을 짓겠다는 희망에 벽돌을 쌓아 두는 것을 보고 큰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 오토니엘은 이 같은 영감을 구체화해 인도 유리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한 피로자바드(Firozabad)의 유리공예가들과 협업을 진행했는데, 사람이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전통적 방식으로 제작된 유리 벽돌 하나하나는 미묘하게 다른 형상과 흠집, 빛깔을 갖게 된다. 이러한 불완전함과 다름은 수많은 벽돌이 모였을 때 생각하지 못한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빛이 화사하게 위쪽으로 비치도록 되어있어 작품의 색상에 따라 달라지는 빛들이 형형색색 아름답습니다.
불멍, 물멍과 같이 작품을 보고 멍하니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이건 빛멍일까요?
푸른 강
장-미셸 오토니엘은 벽돌이라는 모듈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을 건축적 규모로 확장하고자 했던 열망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는 〈푸른 강〉은 오토니엘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 중 가장 거대한 크기로, 길이 26미터, 폭 7미터에 이르는 넓은 면적의 바닥에 벽돌이 깔려 잔잔한 물결의 푸른 강을 연상시킨다.
내가 움직일때마다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변하는 비바람이 쳐서 어두운 푸른 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매듭
오토니엘을 대표하는 목걸이 연작이 감성을 담아내며 시적인 표현을 추구한다면, 매듭 연작은 이성적이며 우주를 포함한 과학의 분야를 아우른다.
어딘지 모르게 제프 쿤스의 벌룬독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고라
〈아고라〉는 공간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건축의 개념에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장-미셸 오토니엘의 또 다른 열망이 반영된 작품이다. 얼핏 보면 동굴이나 무덤처럼 보이기도 하는 〈아고라〉는 미래주의적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과거 인류의 집단적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글루라고 단정지었는데 아고라라는 작품입니다.
아고라는 그리스 시대의 고대 도시 국가로 알고 있는데 제가 생각했던 작품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내부에 들어가볼수도 있고 작품을 통과해볼 수도 있습니다.
겨울 매듭
거울 유리를 재료로 하여 매듭 형상으로 만들어진 이들 조각은 작품의 표면에 무한 반복되는 이미지의 상을 만들어내며 ‘상호작용’과 ‘무한’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얼마전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에서도 이렇게 무한하게 반복되는 구슬로 엮인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크기 자체는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이 훨씬 크고 작품 수도 많았습니다.
구슬도 밝은 은색, 어두운 은색 달라서 구슬의 색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8월 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같이간 지인이 "서울시립미술관이 일냈다"라고 표현한 이런 멋진 전시가 끝나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실것을 당부드립니다.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주소 :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서울시립미술관
- 영업 시간 : 10:00 ~ 19:00 (3월~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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