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열리는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라이프와 같은 역사적인 기록물 보다 일상에 대한 사진전에 관심이 높아져서 얼리버드 티켓이 나왔을때 바로 신청했습니다.
평일 저녁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관객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비밀스러운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의 역대 최대 규모의 세계 투어 전시가 한국을 찾아옵니다.
우연히 발견된 15만 장의 필름.
셀피(Selfie)의 원조
영화 <캐롤>에 영감을 준 사진가
그라운드시소 성수 지하1층으로 내려갑니다.
어디서 예약했는지,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내부의 포토스팟 3군데를 제외하고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덕분에 쾌적하고 조용하게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STREET
거리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비비안 마이어는 도시를 산책하며 자신의 시선을 끄는 얼굴들 앞에서 멈춰 셔터를 누르곤 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포착 되었다.
비비안 마이어의 인물 사진에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선을 잃지 않은 채로 사진가와 대면하고 있다. 모델보다 낮은 위치에서 촬영하는 로우 앵글과 정사각형 화면을 가득 챠룬 상반신 프레이밍은 모델이 가진 존재의 힘을 극대화하고 위상을 높이는 심리적 장치가 된다. 일관된 형식 안에서 부유한 상류층과 가난한 소외층이 동등한 힘을 가진 얼굴로 자리한다.
뉴욕과 시카고의 거리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재밌었던 것은 지하철 기차 안에서 똑같이 신문을 보는 중절모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1952년의 뉴욕이 너무 세련되고 지금과 비슷해서 놀라웠습니다.
또, Bill Evans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뉴욕의 한 거리에 있는듯한 기분이 들게합니다.
너무 그 느낌이 좋아서 Shazam으로 음악 찾기를 해봤습니다.
첫번째 포토 스팟입니다. 관람객이 거리에 있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찍을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약 15만장 정도의 사진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는 시선, 인간본성, 사진, 거리, 유머, 비극, 아름다움 등 세상을 이해하는 성실한 관찰자였습니다.
뒷모습
전체를 보여주기보다 뒷모습, 등, 손, 다리처럼 부분을 담은 파편화된 이미지는 전체를 상상하게 하는 내러티브의 힘을 가지고 있다.
뒷모습은 사람들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진실함까지 보여준다. 누군가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
신문
1956년 평생을 집중해온 소재로 그녀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였습니다.
모든 형태의 평등을 지지했던 그녀는 여성과 미국 원주민, 다양한 인종 권리에 관심을 갖고 관련 단체에 후원했습니다.
컬러 사진
흑백사진은 도시와 현실을 응시하는 냉철하고 분석적인 관찰자의 시선이었다면 컬러 사진은 감성적이고 향수가 배어 있습니다.
마네킹
팽창하는 현대의 소비쥐를 나타내는 동시에 인간소외의 상징적인 사물로 그녀의 작품 소재가 되었습니다.
롤라이플렉스에 한롤에 12컷 촬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전시 후 아날로그 카메라에 대한 뽐뿌가 오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포토 스팟으로, 셋번째 포토 스팟은 겹겹이 겹쳐지는 거울이 있는 공간입니다.
CHILDHOOD
어린 아이들의 사진이 전시의 마지막쯤에 나오는데 이 공간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아련한 어린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나는 가끔.. 세상이 내가 티켓을 사서 들어온 곳 같다.
카메라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것 같은, 세상은 내게 큰 공간이다.
자화상
우리는 원을 그리듯 춤추며 상상한다. 하지만 비밀은 한가운데 앉은채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동그란 거울안에 겹겹히 찍히는 자화상 찾아, 나는 등불을 들고 밖으로 나가 나 자신을 찾아다닌다.
Free sprit proud soul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전시 나와서 벽면에 있는 사진들을 열심히 찍어봤습니다.
일상을 잔잔하게 찍은 비비안 마이어의 작품을 따라가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치기도 하고, 차분해지기도 하고, 기분이 살짝 묘해지기고 합니다.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이번 사진전을 통해 조금 더 성실히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전시였습니다.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그라운드시소 성수)
- 전시 기간 : 2022.08.06 ~ 2022.11.13)
-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17길 49 생각공장 지하1층
- 영업시간 : 10:00 ~ 19:00 (입장마감 18:00, 매월 첫째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성인(19세 이상) 18,000원
청소년 (만13세018세)/어린이(만3-12세)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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