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전시는 갤러리바톤에서 열리는 2월 24일부터 시작한 'HYBRID BATON: ATYPICAL FEAST' 전시입니다.
지난 번 전시는 갤러리바톤이 일요일 휴무라는 것을 몰라서 갔더니 문이 닫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토요일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들렀습니다.
회화 작품이 아닌 전시는 조금 낫설었지만 작품 수가 많은 것은 아니기도 했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아 전시를 관람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HYBRID BATON: ATYPICAL FEAST
하이브리드 바톤: 비정형의 향연
갤러리바톤은 2022년 2월 24일부터 3월 26일까지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한국 작가 11명(권중모, 김범, 김지은, 박혜수, 오유경, 주세균, 최선, 함진, 허우중, 홍장오, 황학삼)이 참여하는 단체전, <<하이브리드 바톤: 비정형의 향연>>을 개최한다.
현대적 큐레이팅의 선구자라고 칭송 받는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 1933-2005)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까지(When Attitudes Become Form)>> (1969)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혁명적인 기획과 참여 작가의 면면에 있어 여전히 회자되는 전시이다. "Works-Concepts-Processes-Situations-Information"의 부제는 그 전시의 성격을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다. 통념을 거스르는 물질/비물질의 형태로 존재하는 미술 또는 그것의 새로운 형태라고 불릴 만한 가능성들을 포용했던 선구적인 전시는, 하나의 정제된 결과물로서의 "아트"가 아닌 작품이라고 명명되기까지의 과정과 거기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Attitude)에 방점을 찍었다.
출처 : https://gallerybaton.com/ko/exhibitions/88-hybrid-baton-atypical-feast/
함진, 잠이 안와 (2020)
합성 점토와 비미술적 재료를 혼합해서 아주 작은 크기로 분한 인간, 동물, 괴생명체들을 창조하고 현대인의 존재론적 처지에 빗댄 함축적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제목이 재미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딱 보면 괴물 형태라고는 생각이 들었고 색이 오묘해서 계속 무언가 꿈틀꿈틀댈것 같은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김범, Untitled (One with Coin) (2016)
김범은 회화에서부터 드로잉, 오브제, 설치, 비디오, 책에 이르는 폭 넓은 매체를 사용하여 이미지가 가진 허구성이나 사회적으로 교육된 개념으로부터 탈피하는 작업을 해왔다.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관람객 각자의 고유한 사고를 하도록 독려하신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눈 덮인 담장위에 돌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홍장오, L-C500 (2020)
홍장오는 비밀술적 재료를 다양하게 조합하고 그 용도를 확장하여 정교한 방식으로 제작한 이질적인 형상과 설치물을 선보여 왔다.
인공(기계)의 형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정 구조를 해체, 중첩, 변형하여 재조합된 대체물로서, 관람객의 내재된 심상에 질문을 던지며 상상의 확장을 주문한다.
김지은, Plumbing First(2014)
김지은의 작품은 과거와 미래가 얽힌 현대사회의 문제, 그 중에서도 도시 환경과 공간을 다룬다. 이 작품은 현대 도시 건축물의 일상적인 신축과 철거, 용도가 변경되는 현장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하게 잘못 건축된 벽의 일부가 허물어져 버린 것으로 생각했는데 신축과 철거라는 측면도 이렇게 작품화 할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최선, 낮밤 DayNight (2016)
최선은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회화와 조각의 구조를 비틀며 예술의 본질과 우리의 통념이 갖는 이분법적 경계의 모호함에 의문을 제기한다.
허우중, Arc 5(2022)
허우중은 한정된 공간 밖의 무한을 연상케하는 패턴을 그리며 개체와 전체 사이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캔버스와 함께 전시장 벽에 부조를 설치하여 패턴을 담음으로써 그 작업의 규모를 확장한다.
주세균, Notional Flag #6 (2022)
주세균은 본질과 인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해석의 차이에 주목한다.
만국기라 그런지 우리나라 국기 먼저 있나 보게 되네요. 작품 보다는 국기가 중요하죠 ~
권중모, Colour Shade Series (2021)
권중모는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빛의 음역을 연출하는 것과 동시에 빛이 없는 상태에서의 조명의 조형성을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왼쪽에서 봤을때 오른쪽에서 봤을때 그리고 정면에서 봤을때 작품이 주는 느낌이 그래서 달랐던거 같아요.
설명을 보고 나니 이해가 되는 작품으로, 예술은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달라지게 되는 것 같네요.
"Hybrid Baton (하이브리드 바톤)"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챕터투의 기획에 공동 참여해 온 바톤이 그 간 다양한 기획안에서 함께해 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여 선보이는 전시이다. "Atypical Feast (비정형의 향연)"은 각각의 작품에 임한 작가들의 의도를 충실히 대변한다. 자신의 조형 의지에 적극 부합하는 'form'과 'material'을 적극적으로 탐구한 과정의 결과물들은 우리에게서 즉각적인 감흥과 수긍을 요구하지 않는다. 동시에, 이는 구상과 평면 회화가 리드하는 현재의 트렌드에서, 현대미술사의 시기별 여정과 그 분화 과정에 대해 숙고하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제한된 언어로 표현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상들, 그러기에 작가가 생각한 최적의 포맷으로 분한 "비정형 작품"들은 단순하고 명쾌한 메시지를 거부하기에 우리 스스로 그 작품에 더욱 다가가며 머물고 돌아보게 한다.
https://gallerybaton.com/ko/exhibitions/88-hybrid-baton-atypical-feast/
갤러리바톤의 별관(?) 같은 곳에서 전시가 이어집니다.
최선, 소금은 말한다_북한의 맛 (2018-2020)
.. 소금은 인간에게 지닌 유용함 너머 차별, 탐욕, 경계 만남 등 복잡한 의미를 가진 오브제로, 작가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세계와 인간의 현실을 시각화 한다.
소금이 주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철광석 같아 보였습니다.
철가루로 뒤덮힌 느낌의 캔버스는 작가가 말하는 탐욕과 제가 느꼈던 작품에서의 감정과 조금 비슷해 보이긴 하네요.
이제와서 소금이라고 생각하니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작품 감상할때는 설명을 잘 봐야겠습니다.
황학삼, 침묵-기다리는 사람
황학삼은 자아가 투영된 이미지를 인체의 형상으로 빚어내는 구상작업을 해오고 있다.
멀리서부터 좌절하고 주저앉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가까이로 갈 수록 그 느낌이 더 강해지는 같네요.
실제의 사람이라면 손을 내밀어 들어올려주고 싶은 느낌이었달까요.
결국, 이 전시에 최적화된 감상의 태도는 반세기 전에 제만이 던진 의미심장한 권유를 충실히 따른다.
"LIVE IN YOUR HEAD (당신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합니다!)”
회화랑 달리 설치 미술이나 조각 등의 작품은 그 작품을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제만이 던진 권유에 맞춰서 생각해보고 싶지만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네요.
오늘 오후에 들었던 유튜브에서 작품을 계속 보다 보면 눈이 생긴다고 하네요.
그 눈과 생각이 정립될 때까지 닥치는대로 부지런히 감상해봐야겠습니다.
갤러리바톤 GALLERY BATON
- 주소 :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16
- 영업 시간 : 10:00 ~ 18:00 (일요일, 월요일 휴무)
- 홈페이지 : https://galleryba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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