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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정영주, 'Another World' 전시 (학고재, 7/27 ~ 8/21)

학고재 갤러리에서 진행중인 정영주 작가님의 전시 'Another World'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비가 제법 오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갤러리 내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2021~2022년에 작업된 작품들로 총 28점 전시되고 있습니다.

 

 

'Another World' 전시

정영주 작가는 캔버스에 종이를 붙여 산의 형상을 완성한다. 그리고 캔버스 하단에 종이를 붙이고 오려서 집의 형상을 완성한 후 아크릴 물감을 수십 차례 올려서 집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종이와 종이는 서로를 뿌리 삼아 기대며 일어선다. 집과 집은 서로의 존재를 온기 삼아 생명력을 발산한다. 집과 집은 서로 의지해서 화면을 가득 채우며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치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이 연못 가장자리 끝까지 퍼지듯이, 불빛은 동심원처럼 우리의 마음속까지 울려 퍼진다. 정영주 작가는 산과 집을 종이로 하나씩 붙이고 무수히 거듭되는 붓질의 퇴적 속에서 전체 풍경을 완성한 후 최종적으로 불빛을 살린다. 어렴풋한 분위기는 마침내 총체적 생기를 얻어 끝없이 생동하는 우주적 풍경을 연출한다. 정영주 회화 속 불빛은 풍경의 눈(the eye of the landscape)이다. 정신의 주재자(主宰者)이다. ... 정영주 회화는 정확한 재현의 목표를 시작으로 내적 진리(시적 진리)라는 최종적 관문에 도달한다. 그리고 우리는 정영주의 작품 속에 진입하여 수량적, 계측적, 인과적 사유의 습관으로부터 마침내 해방된다. - 「Another World」 中 발췌

 

 

Another World

 

갤러리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작품 'Another World' 입니다.

오래된 마을의 밤이 떠오르는데, 찾아보니 정영주 작가님은 달동네를 소재로 작품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한지는 빛을 흡수한다.
나를 기꺼이 받아줄 곳은 어디일까.
내 마음속 따듯한 마을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면
언제든 문 열고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편안함을 얻게 하고 싶다.
- 작가 노트 중 -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이런 풍경을 보니 어린 시절도 생각나고, 따스하고 정겹다라는 기분이 올라오게 됩니다.

골목길마다 설치된 가로등이 그리고 사라져버린 옛 풍경이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한지에서 작업한 작품이라 옛 마을 느낌이 더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설경

 

대부분의 작품이 거의 저녁, 밤, 어둠, 불빛을 표현했는데 반해 유일하게 하얗고 보송한 느낌의 작품입니다.

저는 눈이 오지 않는 곳에 살았었지만 이렇게 눈이 덮인 마을은 고향같고 포근해 보입니다.

 

 

 

사라져 버린 옛 모습은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이렇게 작품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전시였습니다.

 

 

'Another World' 전시 (학고재갤러리)

- 전시 기간 : 2022.07.27 ~ 2022.08.21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0

- 영업 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