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은 지난번 로에베 전시를 보러 왔다가 매료되어 찾아봤더니 새로운 상설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인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전시부터 소개하려고 합니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시 하나하나 큐레이팅이 잘되어 있어 교육 자료로도 좋을 것 같은 전시였습니다.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전시
조선은 개국 초기에 국가와 국가, 국가와 개인, 개인과 개인 간의 질서로 작용하는 오례(五禮)를 법으로 정비하고, 그 실현을 위해 숙련된 장인들을 중앙과 지방 관부에 속하도록 해 외교, 군사, 왕실의례와 일상생활 등에서 요구되는 물품들을 제작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은 중앙 관부에 129개 분야, 총 2841명의 경공장이, 지방 관부에 27개 분야, 총 3656명의 외공장이 속하도록 규정했다. 장인들은 전문성에 기반한 분업과 협업 체계를 형성하고, 국가가 정한 제작기준에 따라 물품들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장제(工匠制)는 16~17세기 일본•중국과의 전쟁을 겪으며 느슨해졌고, 19세기 말에 이르면 해체되기에 이른다. 자유롭게 물품을 제작, 판매하는 사장(私匠)이 늘어나고 지역 특성, 개인의 신분•재력•개성 등이 반영된 다양한 일상기물들이 제작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장인들은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기술과 도구들을 개량하고, 새로운 양식과 문양, 유행을 만들었다. 조선의 국제관계와 사람들의 일상생활 기저에는 무수히 많은 장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활동이 있었다. (출처 : 서울공예박물관)
분청사기 :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작된 자기로, 흙에 백토를 발라 문양을 장식했다고 합니다.
15세기 중반 조선에서는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 백자와 청화 백자가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조선 왕실을 대표하는 청화백자 항아리가 제작되었는데 글자와 매란국죽 등 문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책가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봤었던 작품과 비슷한 류의 작품으로 제 눈에는 오래된 작품 같아보였는데 같이 간 지인은 모던하다는 평이었습니다.
나전, 화각, 대모 등 고급 재료를 사용해서 부귀영화, 불로장생 등 염원을 담은 생활용 자수 작품들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제 눈에는 너무 아까워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자개장은 어렸을때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디테일함과 반짝반짝 빛이나는 느낌이 참 단아하고 멋스럽습니다.
오른쪽은 계영배로 아쉽게도 그 위에 얹을 잔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특수한 잔을 얹어두고 술을 따르면 어느 순간 아래에 있는 통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제가 제일 맘에 들었던 작품으로 이렇게 세심한 작품이 화병 받침대라니,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달항아리는 항상 고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달항아리도 그 자체도 좋고 달항아리 그림도 좋습니다)
옆에 설명이 잘되어 있어 부담없이 들를 수 있었던 전시였습니다.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상설 전시 (서울공예박물관)
-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 (전시동 1관 2층)
- 영업 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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